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모르고 썼던 프랑스어 7가지


2023. 8. 16.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모르고 썼던 프랑스어 7가지

1. 뉘앙스(la nuance)

그녀의 뉘앙스는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든다

지금 여러분에게 3초의 시간을 줄테니 뉘앙스를 대체할 수 있는 한국어 단어를 말해보세요.

1... 2... 3!

찾으셨나요? 만약 찾지 못하셨다면 여러분은 뉘앙스란 단어를 아주 훌륭히 그리고 자연스럽게 일상에서 사용하고 계신겁니다. 우리가 흔히 어감이라고 알고 있는 "뉘앙스". 사실 색의 작은 차이를 의미하는 말이었다가 차츰 범위가 넓어져 음색, 어감과 같은 의미로 확장된 말이라고 합니다.

2. 쿠데타(le coup d’État)

임한솔 정의당 부대표는 전두환(88) 씨가 '12.12 군사 쿠데타' 40년을 맞는 12일, 서울 강남의 고급 식당에서 군사 반란의 주역들과 기념 만찬을 즐기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역사 교과서나 심지어 뉴스에서도 자주 나오는 쿠데타 라는 단어는 영어단어로 오해받지만 사실 프랑스어 coup d'État 에서 온 단어입니다. 프랑스의 관용구가 전세계로 퍼져 우리나라에서도 사용되는 것이죠. 정부(État)의 타격(coup)이라는 뜻으로 État 의 첫 글자는 항상 대문자로 써야합니다.

쿠데타라는 단어는 막상 사용하긴 하지만 왜 쿠데타가 군사정변이라는 의미인지는 몰랐는데 프랑스어를 배우고 나면 좀 더 그 의미가 확 와닿게 됩니다.

3. 앙케이트(l'enquête)

부천FC1995는 가족단위의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룰렛과 앙케이트 퀴즈 등의 이벤트를 통해 ...

우리나라에서 설문조사의 의미로 쓰이는 앙케이트라는 단어 역시 프랑스에서 온 단어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생각하는 표본 설문조사의 의미는 enquête 보다는 sondage 에 더 가깝고, enquête 자체는 "조사" 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sondage 는 어떤 것을 일부만 추출하여 조사하는 방법을 말합니다. 지질학의 경우 토양을 추출하는 것이고, 설문조사의 경우 몇몇 사람을 골라서 조사하는 것처럼요. 반면 enquête 는 "조사" 라는 좀 더 포괄적인 의미로 여러가지 방법을 통해 결론에 도달하는 과정을 말합니다. sondage 도 enquête 의 한 종류가 되는 것이지요.

4. 바통(le bâton)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불을 끈 벤 버냉키 전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과 그의 바통을 이어받은 재닛 옐런 전 Fed 의장 ...

스포츠 용어들을 보면 프랑스에서 기원한 많은데 그 중 하나가 **바통(bâton)**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바통을 넘기다 : 권한을 이어받다 라는 관용표현으로 쓰이기도 하죠. 흥미로운 사실은 프랑스어에서 바통은 그저 막대기라는 의미일 뿐(물론 찾아보니 몇 가지 표현이 있긴 합니다만) 우리나라처럼 "권한을 넘기다" 처럼 쓰이는 건 본 적이 없습니다.

5. 바리깡(Bariquand et Marre)

젊은 세대보다는 어르신들이 자주 사용하는 말이죠. 바리깡이라는 말은 사실 프랑스 제품의 상표명 Bariquand et Marre 이 그 유래라고 합니다. 그런데 일본으로 건너와 우리나라로 오면서 바리깡이라는 명칭이 된 것이죠. 마치 "스카치 테이프" 처럼요. 프랑스에서 바리깡은 tondeuse cheveux 라고 합니다. tondeuse 하면 털이나 잔디를 깎는 기계를 말하고 cheveux 는 머리카락을 말합니다. 즉, 머리깎는 기계. 참 정직한 이름이죠.

6. 마지노선(la ligne Maginot)

당권파 의원들은 안 전 의원의 복귀에도 사퇴를 거부하는 손 대표를 향해 사퇴 압박의 마지노선을 사실상 다음 주로 정했다고 밝힌 것으로 ...

마지노선이 프랑스어였다니! 여러분은 알고계셨나요? 저는 이걸 보고 엄청난 충격을 먹었죠. 고백하자면 저는 이 단어가 일본어에서 건너온 영어인 줄 알았습니다. "마진이 없는 장사" 에서 이익을 의미하는 마진(margin of profit)과 영어의 부정 대답 노(no) 그리고 한국어로 선(line)이 묘하게 합쳐져 마진(margin)이 없는(no) 선(line) 이라고... 이 선 이상 물러나면 내 이익이 없어지니까 안 된다고... 그렇게 나혼자 상상의 나래를 펼쳐왔었는데... 믿어왔는데... 사실은 누가 이걸 일본에서 건너온 영어라고 알려준 적은 한번도 없긴 했죠. 그런데 왠지 그렇게 느껴졌던건 왜일까요.

마지노선은 사실 프랑스가 독일과의 전쟁을 대비하기 위해 세계 1차대전 이후 설치한 참호시설입니다. 이 참호 요새를 제안한 앙드레 마지노(André Maginot)장군의 이름을 따서 마지노선이라고 한 것이죠.

그런데 이 마지노선은 프랑스 정부에서 많은 돈을 들여서 건설했지만, 정작 독일군이 벨기에를 통해 우회해서 프랑스를 침략해 결과적으로 아무런 쓸모가 없게 됩니다. 세계대전이 끝난 지금은 와인 저장고나 버섯농장으로 쓰이거나 관광지로 쓰인다고 하네요.

마지노선은 우리나라에서 최후의 보루 또는 배수진 과 같이 "더 이상 물러날 수 없는" 다는 의미로 쓰이지만 방금 말씀드린 것처럼 프랑스에서는 위와 같은 이유로 완벽해보이지만 사실은 무용지물인 것을 비유적으로 의미합니다. 또는 길고 웅장한 장벽을 비유하기 위해 쓰이기도 합니다. 한국에서 쓰이는 의미와는 많이 다르죠.

7. 데자뷰(déjà vu)

나 이거 전에 본 거 같은데?

누구나 한 번쯤 이런 경험을 해본적 있을겁니다. 분명 어디서 본거 같은데 사실 처음 본 것들. 한국어로는 기시감이라는 단어가 데자뷰를 대체할 수 있지만 아무래도 좀 어려운 한자어다 보니 사람들은 데자뷰를 많이 사용하는 거 같습니다. 데자뷰는 발음이 어렵지 않나?

데자뷰의 반댓말로 미시감 : 자메뷰(jamais vu) 라는 것도 있는데, 데자뷰가 본 적이 없던 걸 본 것처럼 느끼는 거라면 자메뷰는 이미 본 것이지만 처음처럼 새롭게 느껴지는 것을 말합니다. 오랜만에 한국에 돌아가면 고향이지만 왠치 어색한 느낌이 들면 그것도 일종의 가벼운 자메뷰라고 할 수 있겠네요.

마치며

제가 언급한 단어들 말고도 여기 적지 못했던 부케, 브레지어, 망토, 베레모 등등 우리 주변에는 정말 많은 프랑스어 단어들이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프랑스어를 공부하면서 우리 일상에 어떤 단어들이 프랑스어인지 한번 찾아보세요. 의외로 많은 단어들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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