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을 지켜주는 헌병, gendarme
'동물의 왕국 프랑스'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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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을 지켜주는 헌병, gendarme
날씨가 따뜻한 날 프랑스에서 공원을 산책하다보면 바닥이나 가로수 나무에 위의 사진처럼 다닥다닥 붙어있는 빨간색 딱정벌레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gendarme에 대해 자세히 알게되기 전까지 이 벌레에 대한 첫인상은 그리 좋지많은 않았습니다. 처음에 저렇게 다닥다닥 무리지어 있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는데요, 색깔부터가 빨간색이라 왠지 독이 있을거 같은 생김새에 무리지어 다니는 모습이 너무 징그러웠습니다.
하지만 gendarme은 보기와는 달리 엄청 순합니다. 날개가 있을거 같이 생겼지만 없어서 날아다니지도 않고, 빨간색이 위협적이지만 사실 아무런 독이 없으며, 움직이는 것도 곱등이처럼 펄쩍펄쩍 뛰어댕기는게 아니라 묵묵히 느릿느릿 무리지어 기어갈 뿐입니다. 마치 곤충계의 무해한 양떼 목장을 보는 느낌이랄까요. 게다가 따뜻한 태양을 좋아해서 음슴한 곳이 아닌 밝은 곳에서 햇빛을 쬐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무해하고 안전한 gendarme의 특징 덕분에 프랑스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서는 수업중에 이 곤충을 관찰하는 수업을 합니다.
1. 이름의 기원
우리가 gendarme으로 부르지만 이 곤충의 본명은 pyrrhocores(피호코흐)입니다. 어쩌다가 pyrrhocores는 헌병이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을까요?
그 기원을 알기 위해서는 우리는 18세기 프랑스로 거슬러 올라가야합니다.
18세기 루이 16세가 통치하던 시절 그의 휘하의 근위병 복장은 위의 사진과 같이 주황색, 빨간색 그리고 검정색의 조합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이 벌레의 생김새가 마치 근위병(gendarme: 헌병, 근위병)을 연상시켜서 gendarme 이라는 별명을 붙였는데 그 별명이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습니다.
2. 해충인가 익충인가?
gendarme 은 다식성(polyphage)으로 정원의 진딧물과 잡벌레들의 알을 먹어 식물에게 도움이 됩니다. 또한 죽은 곤충이나 씨앗도 먹기 때문에 정원을 깨끗하게 가꾸어주죠.
gendarme은 그 별명처럼 정원을 지키는 근위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처음은 그저 생김새로 붙인 별명이지만 행동하는 모습이 꼭 그 별명을 따라가는 것 같아요.
옛말에 '사람은 이름따라 간다' 는 말이 생각이 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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