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집구하기 - 부동산 임대(location)계약 절차알아보기
유학, 어학연수, 취업 등 여러가지 사정으로 프랑스에서 살기로 결정했다면 집을 찾아야겠죠. 프랑스에서 집을 구하는 것은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준비해야할 서류나 기타 행정적인 것에서 몇가지 주의해야할 사항이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프랑스에서 부동산을 임대할때 어떤 절차로 진행되는지 개략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목차
프랑스에서 월세집 구하기
1. 지역 정하기
집을 구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내가 살 곳을 정하는 것입니다. 어느 지역이 치안이 안전한지, 교통은 좋은지, 상권이 형성되어 있는지, 내가 다닐 직장/학교가 근처에 있는지와 같은 것들을 고려해서 지역을 찾아야겠죠.
하지만 직접 이 모든 지역을 방문하기에는 시간이 없고 돈도 부족합니다. 프랑스인이라면 그 지역의 사는 친구나 가족에게 물어보면 되겠지만 외국인의 입장에서 프랑스의 어느 지역이 살기 좋은 곳인지 알기 어렵죠. 그래서 일반적으로 프랑스존, 네이버 프잘사 카페와 같은 한인 커뮤니티에서 물어보곤 합니다. 하지만 이것도 제대로된 답변을 얻기는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현지인들에게 물어보는 겁니다. 프랑스인들이 리뷰를 남기는 ville-ideale.fr와 같은 사이트를 이용해보세요.
2. 새 집을 찾기
내가 살 지역을 정했다면 이제 집을 찾아야 합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한인커뮤니티를 이용하거나 아래의 프랑스 부동산 매물 사이트를 이용하는 건데요, 프랑스에서 가장 유명한 사이트로는 아래의 3가지 사이트가 있습니다.
SeLoger
와 Bien'ici
는 주로 부동산 중개업자들이 매물을 올리는 사이트입니다. PAP
은 개인이 올리는 매물만 올라오기 때문에 부동산 수수료가 없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아무래도 개인이기 때문에 매물이 적다는 단점과 사기를 당할 수도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제가 추천드리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은 일단 airbnb/한인민박/저가 호텔에서 1달간 거주하면서 (대략 1000유로 ~ 1500유로 소요) 한인 커뮤니티나 위의 웹사이트로 찾은 매물을 직접 방문하면서 1달 안에 살집을 구해 들어가는 겁니다. 그 지역에서 직접 살다보면 어디가 교통과 상권이 좋은지, 소음이나 먼지가 없는지, 공원이나 녹지가 잘 조성되어있는지와 같은 부수적인 것들을 알 수 있죠. 또한 매일 방문하다 보면 지역 부동산 중개인과 친해져서 인터넷에 올라오기 전의 매물을 방문할 수 있는 행운도 누릴 수 있습니다. 중개인은 그 지역의 전문가이기 때문에 잘 활용하면 상권이나 학교도 알 수 있고 덤으로 부동산에 대해 여러가지 지식도 배울 수 있습니다.
인터넷으로 매물을 찾을 때는 다음과 같은 것들을 고려해야합니다.
- 집의 종류
아파트(appartement) / 주택(maison) / 꼴로까시옹(colocation) - 방의 갯수
Studio, T1, T2... - 에너지 등급
DPE(Diagnostic de performance énergétique) 등급이 높을 수록 단열이 잘 되는 집입니다 - 난방 방식 & 온수 공급방식
가스난방(chauffage au gaz), 전기난방(chauffage électrique), 중앙 난방(chauffage central), 개별 난방(chauffage individuel)... - 월세
프랑스는 대도시 또는 인구밀집지역은 과한 월세를 막기위해 국가에서 통제합니다. 본인의 지역이 임대료 통재의 대상이 되는지 잘 확인하셔서 어처구니 없는 금액의 월세를 내지 않도록 해야합니다. - 가구가 배치되어 있는지
어떤 집들은 침대, 냉장고, 소파와 같은 것들이 이미 배치되어있는 집들이 있습니다. - 아파트인경우 엘리베이터 유무
프랑스는 엘리베이터가 없거나 있어도 엄청 조그만 아파트가 많습니다. (이사할 때 중요)
3. 서류와 보증금 준비하기
집을 찾았다면 이제 집주인에게 "나는 월세를 꼬박꼬박 낼 수 있는 착한 세입자다" 라는 것을 증명해야합니다. 세입자가 되려면 다음과 같은 서류들이 필요합니다.
준비해야할 서류
- 신분증 사본 (pièce d’identité)
- 직장인인 경우 월급명세서(bulletins de salaire): 월급이 월세의 3배가 되어야함
- 학생인 경우 보증인의 월급 명세서: 보증인이 프랑스에서 살고있으며 월급이 월세의 3배가 되어야함
위의 서류들은 가장 기본적인 서류들이며 상황에 따라 세금신고서와 같은 것들이 더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한편 학생인 경우 보증인을 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유학을 가는 학교에서 기숙사를 신청하거나 스스로 숙소를 구해야한다면 Crous 와 같은 국제 학생 기숙사를 신청할 수 있지만 자리가 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학생인데 보증인이 없는 경우 또는 뚜렷한 직장이 없는 프리랜서의 경우 취할 수 있는 방법들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그 방법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보증인이 없을때 중개인/집주인과 할 수 있는 협상들
- 월세의 반년치를 보증금으로 지불
- 은행의 보증을 받기
- 이전 집주인으로부터의 추천서(이 세입자는 월세를 잘 내는 착한 세입자입니다...)
- 보증인 서비스를 이용
- Visale : 프랑스 정부가 보증인이 되어주는 것
- GarantMe : 사설 업체가 보증인이 되어주는 것
5. état des lieux 와 le contrat de bail
집주인이 여러분의 서류를 확인하고 OK했다면 이제 다음단계로 넘어가야합니다. 바로 집을 계약하는 것이죠. 하지만 프랑스에서는 집을 계약하기전에 반드시 집주인과 부동산 중개인 그리고 세입자인 여러분이 함께 모여서 집의 상태를 체크해야하는데 그것이 바로 état des lieux 입니다.
état des lieux
état des lieux 은 집주인, 세입자, 부동산 중개인을 통해 구했으면 중개인과 함께 집의 상태를 체크하는 것을 말합니다. état des lieux 는 여러분이 집을 입주하기 전 그리고 이사하기전에 반드시 해야하는 절차이기도 한데요, 집을 한바퀴 돌면서 물은 잘 나오는지, 난방은 잘 되는지, 고장난 곳은 없는지, 가구가 있다면 상태는 어떤지와 같은 것들을 확인해야합니다. 이때 이상이 있는 부분을 사진을 꼭 찍어두셔야 이사할때 불이익을 당하는 일이 없습니다. 사진을 찍어두면 해당 파손이 내가 한 것이 아니라 이미 존재했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좋은 자료가 되니까요.
contrat de bail
état des lieux 를 성공적으로 마쳤으면 이제 계약서에 사인을 해야합니다. 집계약서는 프랑스어로 contrat de bail 라고 하는데요, 계약서에 사인을 마치고 부동산 중개 수수료, 보증금을 지불하면 비로소 여러분은 키를 받으실 수 있습니다.
여기서 잠깐!
임대 계약서를 작성할 때 여러분은 반드시 집보험에 가입이 되어 있어야합니다. 이 보험을 종합 주택보험 (une assurance multirisque habitations) 이라고 합니다. 부동산 중개인이 여러분에게 집계약서 계약날을 알려주면 그 날을 시작으로 하는 집보험을 가입해야합니다. 보험 가입절차는 인터넷으로 가능하고 간단하므로 계약일을 알게되면 그때 시작해도 늦지 않아요.
6. 물, 가스, 전기, 인터넷 공급업체 가입하기
집을 계약하는 날 여러분은 물, 가스, 전기, 인터넷 공급업체에 가입해야합니다. 보통 아파트는 물이 공과금에 포함되므로 전기, 가스 공급업체에 가입해야하는데요 집주인이나 중개인에게 물어보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친절히 알려줄거에요. 아마도 위의 사진과 같은 초록색의 linky라 부르는 계량기로 가서 버튼을 누르고 아래의 정보들을 사진으로 찍으라고 할 겁니다.
- 이전 세입자의 이름
- 이전 세입자의 전기 사용량
- Linky PRM 번호: "+" 버튼을 6번 누른 다음 나타나는 14자리 숫자
그 후에 여러분이 원하는 공급자에게 전화해서 본인의 이름으로 새로 계약을 하시면 됩니다. 어렵지 않아요!
7. 이사하기
계약을 성공적으로 마쳤다면 이제 이사를 해야겠죠.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프랑스존에서 한인 이삿짐센터를 찾아도 되고 프랑스 이삿짐 센터를 찾아 연락을 해도 되는데 가격은 당연히 비싸겠죠?
이삿짐이 많이 없다면 짐은 택배로 부치고 본인이 캐리어 끌고 이동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운전이 가능하다면 차를 랜트해서 운전해서 이사할 수도 있겠죠. 프랑스에 사는 친구들이 있다면 밥 한번 사주고 이사 좀 도와달라 부탁할 수 있겠죠.
8. 주소 이전하기
이사가 끝나면 이제 주소를 이전해야합니다. CAF, Titre de séjour, 학교, 은행, 쇼핑몰 웹사이트 등 모든 곳에다가 본인의 바뀐 주소를 업데이트 해야합니다. 그런데 주소를 바꾸기 전에 발송된 편지나 소포등은 어떻게 해야할까요? 게다가 지금 주소를 바꾼다고 해도 느려터진 프랑스의 행정처리 속도로는 1개월 심하면 그 이상 걸릴겁니다.
그럴 때를 위해 프랑스 우체국에서는 La réexpédition du courrier 라는 편리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물론 유료이긴 합니다만 그렇게 비싸지 않습니다.
https://www.laposte.fr/demenagement-absence 에 들어가서 6개월 또는 12개월의 기간을 선택하고 예전 주소를 입력하면 여러분의 이름으로 온 모든 편지와 소포는 새로운 주소로 가게됩니다.
지름길 프랑스어 블로그에 대해
지름길 프랑스어는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프랑스어 공부자료를 목표로 2017년 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프랑스어 문법, 표현, 숙어, 속담, 사는 이야기 등을 주기적으로 포스팅하여 정리하고 있습니다. 저의 작은 프로젝트를 응원하고 싶으신 분들은 아래의 버튼을 클릭해주세요! 여러분의 후원은 지름길 프랑스어 서버 운영비에 사용되며 더 질 좋은 글 작성에 보탬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