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선사시대 (Préhistoire de la France)


2023. 8. 4.

프랑스의 선사시대 (préhistoire de la France)

선사시대는 역사(histoire)가 기록되기 이전(pré-)의 시대를 의미한다 하여 프랑스어로 préhistoire 라고 합니다. 프랑스의 선사시대는 약 120만 년 전 현재의 프랑스 영토에 인간이 남긴 최초의 흔적부터 철기 시대가 시작될 때 켈트족의 침략까지를 다룹니다. 선사시대는 구석기 시대(Paléolithique), 중석기 시대(Mésolithique) 및 신석기 시대(Néolithique)로 구분하며 이 기간 동안 인류는 사냥과 채집에서 농업과 목축으로 이동하면서 생활 방식을 바꾸었습니다.

1. 구석기(Paléolithique)

구석기는 전기 중기 후기로 나눕니다.

전기 구석기 시대에는 호모 에렉투스 하이델베르크인이 살았던 시기로 불을 사용하고 간단한 석기를 사용했습니다.

중기 구석기에는 네안데르탈인이 유라시아 지역에 출연했는데 땐석기를 기존의 방식이 아닌 르발루아 방식(La méthode Levallois)으로 만들었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네안데르탈인은 후기 구석기 크로마뇽인(Cro-Magnon)의 등장으로 점차 흡수되어 사라졌다고 합니다. 이때 당시 네안데르탈인과 크로마뇽인이 서로 교배하면서 우리에게 비만과 당뇨병 그리고 탈모유전자를 남겼다고 하네요. 유럽에 탈모인구가 많은 이유를 조금은 알거 같습니다.

후기 구석기에는 그림, 조각, 장신구가 만들어 졌고, 대표적으로 프랑스 선사시대하면 떠오르는 라스코 벽화와 Brassempouy의 비너스가 있습니다.

라스코 동굴 (la grotte de Lascaux)

1940년 9월 여름이 끝나가던 어느날, 프랑스 남서부 Dordogne(도흐도뉴) 지방에 위치한 작은 시골 마을 Montignac(몽티냑). 10대 아이들 4명과 개 1마리가 "Périgord 백작의 금고" 를 찾기위해 산속을 뒤지고 있었습니다. Périgord(뻬히고흐) 는 Dordogne 지방을 부르는 옛 명칭으로, 마을에 내려오는 전설에 의하면 Périgord를 다스리던 백작이 숨겨둔 금고가 어딘가에 숨겨져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날도 어김없이 동네 아이들은 각자 흩어져서 백작의 금고를 찾기위해 산속을 탐험하는 중이었습니다. 그 중 맏형인 Marcel은 개와 함께 산속을 헤메던 중이었죠. 그런데 갑자기 잘 가던 Marcel의 개가 신음을 내더니 구덩이에 쑥하고 빠져버린 것을 발견, 구해주기 위해 다가가는데 그 옆에 더 깊은 구덩이를 발견하게 됩니다. 여기서 뭔가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낀 Marcel은 다른 아이들을 불러와 사람이 들어 갈 수 있도록 구멍을 넓히고 그 안을 들어가보니 동물들이 그려진 벽화가 있었습니다.

이 동굴의 가치를 안 아이들은 선생님에게 알렸고, 선생님은 전문가를 불러 마침내 라스코 동굴은 약 17,000년 전(!) 후기 구석기 시대의 동굴 벽화로 세상에 알려지게 됩니다. 라스코 벽화는 역사적인 가치를 인정받았고, 몇가지 보수 공사를 한 뒤 1948년 대중에게 공개되었습니다.

비록 백작의 금고는 아니었지만, 동굴을 보러오는 많은 관광객들 덕분에 마을은 번창할 수 있었으니 금고보다 낫다고 할 수 있겠네요. 그러나 너무나 많은 관광객들의 방문은 벽화의 훼손으로 이어졌습니다. 동굴안에서 사람이 내뿜는 수증기가 산성화되어 벽을 부식시키고 곰팡이가 슬었기 때문이죠.

그래서 관광객들을 위해 복제본 Lascaux 2, Lascaux 3, Lascaux 4 를 만들고 1은 소수의 전문가들만 입장을 할 수 있도록 바꾸었습니다. 2, 3, 4는 만들어진 순서이고, 복제본의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Lascaux 2 는 원래 동굴에 그려진 벽화 중의 일부를 특수 콘크리트와 천연색소를 활용해 처음으로 만든 복제품입니다. 오래전에 만든거라 완벽하게 복제했다고는 힘들죠. Lascaux 3 는 운반하기 쉽게 설계된 돈벌이 국외 전시용이구요, Lascaux 4 는 최신 기술을 활용하여 원본을 mm 단위로 복제했고, 심지어 동굴안의 분위기, 습도, 온도, 음향까지 복제한 가장 완벽한 복제본이라고 합니다.

Brassempouy의 비너스(la dame de Brassempouy)

Brassempouy 의 비너스는 후기 구석기 시대 유물로 1892 년 Landes (프랑스 남서부)에서 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코끼리도 아닌 무려 매머드(!)의 상아로 만들어 졌으며 몸이 없는 여성의 머리를 조각한 조각상입니다. 조각상을 보면 마치 후드를 쓴거 같아서 la dame à la Capuche (후드쓴 여인)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선사 시대 사람들의 연마기술, 손재주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예술 작품이며, 그 당시 사람의 헤어스타일이나 얼굴형, 이목구비등을 짐작할 수 있다는 것이 그 가치를 더합니다. 다만 이 조각상이 여인이라고 단정을 지을 만한 특징은 없는 것 같네요.

학자들은 이 조각상이 종교나 다산 의식에 사용되었을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현재 이 조각상은 파리에서 RER A 타고 30분 거리에 있는 Saint Germain en laye 국립 고고학 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다고 하네요.

2. 중석기(Mésolithique)

구석기 시대와 신석기 시대에 중간에 위치하는 시대로 유라시아에 관해서만 사용하는 시대구분 개념입니다. 빙하기가 끝나는 시기였는데, 그 때문에 북유럽의 빙하가 녹기 시작하고 유럽에는 숲이 우거지면서 몇몇 육지가 잠기고 생활양식이 변화하던 시기를 말합니다. 수렵, 채집, 어로에서 점점 농경과 목축으로 변화하던 시기를 말합니다.

3. 신석기(Néolithique)

농경으로 인해 정착을 하게되고 자연의 의존에서 벗어나 자연을 활용하게 된 시기를 말합니다. 어느 정도 먹고 살만해지니까 농사 잘되라고 신앙과 종교가 생기고 문화가 발전하게 됩니다. 수만은 고인돌(dolmen)과 선돌(menhir) 그리고 돌들을 나열한 열석들이 만들어졌습니다.

카흐낙 열석(Les alignements de Carnac)

Alignement de Carnac은 프랑스 Bretagne 지방 Carnac 마을에 있는 신석기 시대 유적지로, 3,000개 이상의 선사 시대 입석 또는 선돌이 4km의 긴 줄로 나열되어 있으며 기원전 4500년 세워졌다고 합니다.

학자들은 열석 주변에서 발견된 동전을 보고 gallo-romains 시대에 로마군의 주둔지로 사용되었을 것이다, 비석처럼 세워진 걸 보니 장례식을 위한 것이다, 비행기를 타면서 본 비석의 배열이 마치 뱀처럼 구불구불하다하여 켈트사원이나 뱀의 드루이드 숭배였을 것이다 하며 여러 추측을 했었죠.

그러던 중 고고학자 James Miln 이 선돌이 지탱되는 곳이 gallo-romains 의 흔적이 발견된 곳보다 더 아래에 있음을 깨닫고 그 안을 조사해보니 부싯돌과 목탄을 발견하였고, 방사선 연대측정을 통해 신석기시대 유물이라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이 열석이 어떤 의미였는지, 그리고 무엇을 위해 만들어졌는지는 아직 밝혀진 것이 없다고 합니다.

4. 청동기(Âge du bronze)와 켈트족(Celtes)

흑해와 카스피해 사이에 인도 유럽어족(indo-européennes) 최초의 청동기 문명인 얌나야 문화(프랑스어 발음으로는 얌나: Yamna)가 있었습니다.

인도 유럽 어족은 1700년대에 영국인 윌리엄 존스가 발견한 것으로, 그리스어와 라틴어 같은 유럽 쪽의 일부 옛 언어들과 인도의 조상격 언어 산스크리트어가 한 민족에서 갈라져 나왔다는 것을 알아내고 그 민족을 "인도 유럽어족" 이라고 명명하였습니다. 그러나 언어간의 유사성은 알아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어떤 방식으로 갈라져 나왔는지는 확실하게 결론이 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리투아니아 출신의 고고학자인 마리야 김부타스는 러시아 남부지역에 존재하는 쿠르간(러시아 고고학 용어로 구릉형태의 무덤을 말함)이 유럽과 중앙아시아 전역에 존재한다는 것을 보고 쿠르간 가설을 제시합니다. 쿠르간 가설은 인도 유럽어족 최초로 청동기 문화를 이룩한 기마민족이 수천년에 걸쳐 유럽과 중앙아시아 전역으로 뻗어나갔는데, 그 과정에서 그곳에 살고 있던 원주민과 융합하고 정착하여 새로운 언어/신화/종교가 만들어 졌다는 것인데요,

인도유럽어족은 유럽의 전역으로 퍼져서 다른 민족으로 분화되었는데, 예를들어 영국과 프랑스 지역으로 이동한 민족은 **켈트족(Celtes)**이 되었고, 스페인 이탈리아로 이동한 민족은 라틴족, 북유럽으로 이동한 민족은 게르만족이 되었습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켈트족 중에서 프랑스에 정착한 켈트족은 **골족(Gaulois)**이 되었고 영국과 아일랜드에 정착한 켈트족은 각각 아일랜드 켈트족, 브리튼 켈트족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인도유럽어족이 이동하기 전에 이미 유럽 각 지역에는 신석기 시대부터 원주민이 살고 있었습니다. 예를들어 프랑스에는 바스크족이, 이탈리아에는 에트루리아족, 영국과 스페인에는 이베리아족이 살고 있었죠.

프랑스의 역사를 보면 선사시대부터 이미 상당한 다양한 민족이 혼합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 나올 고대사도 미리 알아볼겸 프랑스 다민족의 역사를 살펴볼까요?

  1. 기원전 6세기 이전 프랑스 남서부 지역에 살고있던 원주민 바스크족
  2. 기원전 6세기 서쪽으로 이동한 인도유럽어족 켈트족(골족)
  3. 기원전 1세기부터 5세기까지 로마제국의 지배(라틴족)
  4. 기원후 11세기 프랑스 북서부를 지배했던 게르만족인 노르만족

이렇게 다양한 민족의 지역적 혼합은 민족갈등과 종교갈등을 필수적으로 야기할 수 밖에 없는데, 앞으로 나올 프랑스 고대사를 볼 때 어떻게 프랑스가 이러한 다문화의 충돌을 극복할 수 있었는지를 살펴보면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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