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인의 뿌리, 골족(les gaulois)
골족(Gaulois)
1. 갈리아(Gallia)와 골(Gaul)
옛날 옛적, 흑해와 카스피해 사이에 청동기 문명을 이룩한 유목민족이 있었습니다. 인도-유럽어족이라고 부르는 이 민족은 유럽과 아시아로 조금씩 뻗어나가고 정착해가는 과정에서 여러 민족으로 분화되었는데요, 유럽의 경우 영국과 프랑스 지역으로 이동한 민족은 켈트족(Celtes) 이 되었고, 스페인 이탈리아로 이동한 민족은 라틴족, 북유럽으로 이동한 민족은 게르만족이 되었습니다.
한편 영국과 프랑스로 이동한 켈트족 중에서 프랑스에 정착한 켈트족만을 일컬어 갈리아족이라고 불렀습니다. 이는 그 당시 프랑스지역을 라틴어로 Gallia(갈리아) 라고 불렀기 때문인데요,
갈리아는 프랑스와 벨기에, 이탈리아 북부, 스위스 서부 그리고 라인강 서쪽의 독일까지를 포함하는 지역을 가리키는 말이었습니다. 갈리아(Gallia)라는 이름은 갈리아족을 이르는 말 Gallus 에서 파생되었고, Gallus 는 정확히 밝혀진 것은 없지만 힘을 의미하는 켈트어 어근 (*gal-)에서 기원한다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갈리아족은 힘이 드셌던 민족이었나 봅니다.
그런데 정작 현대 프랑스 사람들은 갈리아를 Gallia 라고 하지 않고 Gaul 이라고 부릅니다. 프랑스어 Gaul 그리고 라틴어 Gallia, 얼핏보면 철자도 비스무리하고 왠지 Gallia가 Gaul의 어원이 되는 것 같아보이죠?
사실 Gaul은 그 기원이 다른 곳에 있습니다.
훗날 지금의 프랑스 북쪽에서 게르만족의 한 일파인 프랑크족이 쳐들어오는데요, 이때 프랑크족이 갈리아지방을 지칭할 때 게르만어로 Walhaland 라고 부르는데, 별다른 의미는 없고 그냥 외국의 땅이라는 뜻이었습니다. Walhaland 는 시간이 지나면서 고대 프랑스어 Waulle, 중세 프랑스어 Gaule 의 변화를 거쳐 지금의 Gaul 이 되었습니다.
정리하자면 Gallia 와 Gaul은 같은 지역을 말하지만 기원이 다른 말로, Gallia 는 켈트어에서 라틴어로 왔고 Gaul은 게르만어에서 프랑스어로 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프랑스 사람들은 골족(Gaulois)이 본인의 뿌리라고 하지만 정작 그 이름의 어원은 게르만족이 그들을 "외국인" 이라고 불렀던 것이였고, 이 이름을 지어준 게르만 민족은 프랑크족으로 프랑스라는 국가의 이름의 기원이 된 겁니다. 골(Gaul)때리는 상황
2. 골족(les Gaulois)과 수탉(le coq)
프랑스하면 떠오르는 동물을 꼽으라면 아마 수탉이 대부분 떠오르실 겁니다. 프랑스 대통령이 살고 있는 엘리제 궁 정문에는 찬란한 금빛의 수탉이 장식되어 있고, 우리가 익히 아는 스포츠 의류브랜드 Le coq sportif 도 수탉이 그려져 있죠.
닭이라는 동물은 생각해보면 그리 긍정적인 이미지는 아닙니다. 독수리처럼 먹이사슬의 상위권에 있는 동물도 아니고, 날지도 못할 뿐더러 우리가 흔히 "닭대가리"라고 멸시하는 멍청함의 상징으로 쓰이는 동물이기도 하죠. 나폴레옹 1세도 그렇게 생각했는지 프랑스 혁명 이후 국무위원회가 수탉을 국가의 상징으로 채택하자는 의견에 "Le coq n'a point de force, il ne peut être l'image d'un empire tel que la France.(수탉은 힘이 없으며 프랑스와 같은 제국의 이미지로 삼을 수 없다)" 라고 답을 하기도 했습니다. 1830년에 들어서야 비로소 수탉을 군인의 단추나 깃발에 새겨야한다는 조례가 만들어지고 수탉이 공식적으로 국가의 상징으로 여겨지게 되었죠.
그런 수탉을 어째서 프랑스는 국가의 상징으로 사용하게 되었을까요? 말이나 독수리 같은 힘세고 용맹한 동물들이 차고 넘치는데 말이죠.
이 의문에 대한 해답은 바로 프랑스의 뿌리, 골족에 있습니다. 사실 수탉이 프랑스의 상징이 된 것은 무슨 거창한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저 말장난(jeu de mot) 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라틴어 Gallus는 갈라아족을 의미하는 단어였지만 동시에 수탉을 의미하는 단어였죠. 그래서 갈리아족의 옛 주화를 보면 수탉이 새겨저 있는 것을 볼 수가 있습니다.
3. 드루이드 (druide)
켈트족에는 켈트신앙이라는 종교가 있었고, 이 종교의 사제를 드루이드라고 불렀습니다. 흔히 판타지 소설이나 게임에서 나오는 드루이드가 바로 이 드루이드로 부터 영감을 얻은 것입니다. 드루이드를 사제라고는 표현하긴 했지만 사실 철학자이자 과학자이자 의사라고도 할 수 있는 지식인이었습니다. 유대교에 랍비가 있다면 켈트신앙에는 드루이드가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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