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 passé simple (단순 과거)


2023. 4. 10.

프랑스어에는 문학 작품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과거 시제가 있다.

그것은 바로 이번 글에서 다루는 단순 과거(le passé simple) 다. 단순 과거는 문학적 언어(소설, 우화 등)에서 복합 과거(passé composé)를 대체하는 시제로, 쉽게 말해서 우리가 구어체에서 행위의 발생과 경과를 복합과거로 나타내던 것을 소설에서는 복합과거가 아닌 단순과거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단순과거는 프랑스어를 배우는 외국인이 가장 마지막에 배우는 시제이기도 하고, 일상생활에서는 책을 읽지 않으면 자주 접할 기회가 없어 익히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여러분이 불어로 책을 쓰는 작가가 되지 않는 이상, 일반인이라면 대충 형태만 보고 동사원형을 유추할수 있는 정도만 되면 되니까 너무 스트레스 받아가며 외울 필요는 없다.

단순과거가 일상생활에서 쓰이는 시제가 아니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프랑스인들은 단순 과거를 보면 현실과는 단절된 느낌을 느낀다. 그리고 이러한 단절은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종의 장치가 되기도 한다. 한편 어떤 문학작품은 오히려 단순과거를 의도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복합과거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이에 관해 자세한 내용은 밑에서 살펴보기로 하자.

단순 과거 (Le passé simple)

1. 형태

단순 과거의 동사변화 규칙은 동사그룹으로 구분하면 다음과 같다.

  • 1군 동사 -ai, -as, -a, -âmes, -âtes, -èrent
  • 2군 동사, 3군 동사 일부: -is, -is, -it, -îmes, -îtes, -irent
  • 3군 동사 일부: -us, -us, -ut, -ûmes, -ûtes, -urent
  • 3군 동사 일부: -ins, -ins, -int, -înmes, -întes, -inrent
  • 불규칙

1군 동사의 단순 과거 형태를 먼저 살펴보자. 예시로는 aimer 를 사용하였다.

1군 동사
주어 aimer
je / j' -ai aimai
tu -as aimas
il / elle -a aima
nous -âmes aimâmes
vous -âtes aimâtes
ils / elles -èrent aimèrent

다음은 2군 동사 + 3군 동사 일부의 단순 과거 형태를 살펴보자. 구체적으로는 2군 동사와 3군 동사(과거 분사가 -i 로 끝나는) 일부의 경우다. 예시로는 partir (3군 동사, 과거분사형 parti)를 사용하였다.

과거 분사가 -i로 끝나는 경우
주어 partir
je / j' -is partis
tu -is partis
il / elle -it partit
nous -îmes partîmes
vous -îtes partîtes
ils / elles -irent partirent

다음은 과거 분사가 -u로 끝나는 3군 동사의 단순 과거형태를 살펴보자. 예시로는 vouloir(과거분사형 voulu) 를 사용하였다.

과거 분사가 -u로 끝나는 경우
주어 vouloir
je / j' -us voulus
tu -us voulus
il / elle -ut voulut
nous -ûmes voulûmes
vous -ûtes voulûtes
ils / elles -urent voulurent

다음은 나머니 3군 동사 중 불규칙 동사들(être, avoir, faire, naître)과 단순과거 형태가 -ins 되는 동사들(tenir, venir)을 알아보자.

불규칙 동사들 1
주어 être avoir faire
je / j' fus eus fis
tu fus eus fis
il / elle fut eut fit
nous fûmes eûmes fîmes
vous fûtes eûtes fîtes
ils / elles furent eurent firent
불규칙 동사들 2
주어 naître tenir venir
je / j' naquis tins vins
tu naquis tins vins
il / elle naquit tint vint
nous naquîmes tînmes vînmes
vous naquîtes tîntes vîntes
ils / elles naquirent tinrent vinrent

형태를 보면 알겠지만 단순과거는 항상 nous 와 vous에 accent circonflexe(^)가 들어간다는 공통점이 있다.

2. 활용

1) 문학 작품

일반적으로 단순 과거형은 문학적 언어(소설, 이야기, 우화 등)에서 복합 과거를 대체한다. 상황적인 묘사는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듯 반과거를 사용하고, 사건의 발생과 경과는 복합과거 대신 단순과거를 사용한다.

단순과거가 일상생활에서 쓰이는 시제가 아니라는 특징 때문에 우리는 단순 과거를 접했을 때 현실과는 단절된 이야기 속에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더 나아가서 이러한 단절은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종의 장치가 된다.

Une balle pourtant, mieux ajustée ou plus traître que les autres, finit par atteindre l’enfant feu follet. On vit Gavroche chanceler, puis il s’affaissa.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준된 총알이 작은 불꽃과 같은 아이(Gavroche)를 맞췄다. 사람들은 Gavroche가 비틀거리고 이윽고 쓰러지는 것을 보았다.

위의 예문은 빅토르 위고의 소설 Les Misérables 의 일부분 Gavroche 의 죽음편이다. 총알에 맞고 쓰러졌다는 이야기를 단순과거로 이어 가고 있다.

2) 구어체

단순 과거가 구어체(à l'oral)에서 완전히 쓰이지 않는 것은 아니다. 단순 과거로 쓰여진 소설이나 이솝우화를 낭독할 때 사용하며, 또 다른 예로 스포츠 해설에서 단순과거를 의도적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이는 마치 위인전 소설같은 서사적 느낌을 준다.

Ah, ce fut magnifique !

오 정말 멋졌습니다!

3) 복합과거와 단순과거의 병용

소설에서 복합과거가 완전히 사용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소설 속 등장인물이 직접 말하는 "직접 화법(discours direct)"의 경우 과거에 이미 벌어진 일을 서술하는 단순 과거보다는 복합과거를 사용하는게 자연스럽다. 등장인물이 말할 때는 해당 인물의 관점에서 보면 "현재" 이기 때문이다.

단순과거를 활용한 소설의 대표적인 예로 알베르 카뮈의 소설 이방인을 들 수 있다. 해당 소설은 첫 문장이 유명한 것으로 알려져있는데, 그 문장은 다음과 같다.

Aujourd’hui, maman est morte. Ou peut-être hier, je ne sais pas.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그게 어제였나. 잘 모르겠다.

노벨문학상에 빚나는 카뮈의 이방인은 놀랍게도 소설의 처음부터 끝까지 단순과거는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으며, 단순과거를 철저히 배제함으로서 생생하고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또 다른 예로, Le petit Nicolas라는 작품의 작가 René Goscinny는 어린이 독자를 대상으로 친근한 느낌을 주기위해 의도적으로 단순과거를 사용하지 않고 복합과거를 사용하였다.

이처럼 단순과거가 반드시 문학작품에서 사용되어야할 필요는 없으며, 작품의 의도에 맞게 작가가 적재 적소에 알맞은 시제를 사용한다고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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