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ole42의 인턴쉽과 취업
Ecole 42 4부작 시리즈
Common Core 이후 무엇을 하게 되는가?
42 공통과정을 하다보면 고민이 많으실 겁니다. 내가 이 과정을 끝내면 과연 취칙을 잘 할 수 있을까? 공통과정이 끝나면 뭘 해야되지? 라는 걱정들 말이죠.
일단 일반적인 42학생들은 Common Core를 끝내고 나면, 인턴쉽을 찾을 때까지 본인이 하고 싶은 프로젝트를 하면서 레벨을 쌓습니다. 다만 참고로 알아두어야 할 것은 인턴쉽은 42에서 하나의 프로젝트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인턴쉽을 하고 나면 다른 프로젝트들 처럼 경험치를 받고 레벨이 오르게 됩니다. 그 후에는 얼마든지 학교로 돌아와서 다른 프로젝트를 이어나갈 수 있습니다. 보통 한국에서는 인턴쉽은 학교를 졸업하고 회사의 취직하기 위한 전 과정으로 취급하지만, 프랑스에서는 인턴쉽을 학습의 일부분으로 생각합니다. 밑에 internship 항목에서 자세히 다루겠지만, 프랑스는 어떤 학과든지 인턴쉽을 하는 것이 학교의 교과 과정에 포함되어있습니다. 인턴쉽을 해야 다음 학년으로 진학 할수 있는 것이죠. 심지어 중학교나 고등학교에도 인턴쉽이 포함되어있습니다. 이 경우 진짜 일을 한다기 보다는 직업체험의 개념이죠. "일은 실제 현장에서 배우는 것이 많다" 라고 생각하는 프랑스인들의 실용적인 사고방식을 엿볼수 있는 측면이기도 합니다.
에꼴42학생들은 그렇게 인턴쉽을 하다가 학교로 돌아오기도 하고, 아니면 직장생활을 계속하기도 합니다. 직장을 갖게되면 학교에 나오는 시간이 줄어들면서 프로젝트를 할 수 없게되고 자연스럽게 졸업생(alumni)가 되어버립니다. alumni에 관해서는 졸업항목에서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한편 일반적이지 않은(?) 학생들은 본인들이 직접 마음이 맞는 학생들과 스타트업을 차리기도 합니다. HolyGraph에 보면 Open Project 라는 프로젝트가 있는데요, 직접 주제를 선정해서 그룹을 만들고 해당 과제를 수행한 학생들에게 경험치로 보상을 해주는 겁니다. 주로 42학생들 중에는 Open Project를 통해 만난 학생들과 그 과제들을 발전시키다가 스타트업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학생들은 apprentissage(아프헝티싸쥬)를 하는 학생도 있습니다. apprentissage 는 학업과 프로젝트을 같이 하는 겁니다.
그것 외에도 좀 더 비범한 학생들은 사회로 나갈 생각은 하지 않고 프로젝트란 프로젝트를 모두 끝내려는 학생들도 있습니다.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고, 호기심이 왕성한 젊은 학생들이 이런 경우가 많습니다.
에꼴42에서 대학교/대학원에 상응하는 학사/석사학위를 따는 것도 가능합니다. 이건 RNCP
Internship
프랑스에서는 한국과는 달리 인턴쉽이 모든 대학교 과정에 포함이 되어있습니다. 어떤 인턴쉽을 하더라도 반드시 학교에서 발급한 인턴쉽계약서를 가지고 학교/본인/회사 이렇게 3자가 계약하지 않으면 불법입니다.
이러한 정책 덕분에 학생은 혹시라도 기업으로 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을 경우 학교 측에서 보호가 가능합니다. 그러나 이걸 다르게 말하면 학교가 없으면 인턴쉽도 하지 못한다는 것이죠. 에꼴42가 인기있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나이 제한 없이 학비가 무료이면서 인턴쉽 계약서를 제공해준다는 것입니다.
파리 에꼴42에서 인턴쉽을 하기 위해서는 우선 본인을 원하는 회사를 찾고 인트라넷에서 계약서를 출력한 뒤에 말씀드린 3자계약(학교/본인/회사)을 합니다. 그 후에 인트라넷에 제출하고 학교 측에서 확인이 되면 인턴쉽 프로젝트가 시작됩니다.
에꼴42에서는 인턴쉽도 일종의 프로젝트이며 최소 3개월에서 최대 6개월까지 가능합니다. 또한 인턴쉽 중간과 마지막 달에는 본인의 회사 사수로 부터 평가를 받는 이벤트도 있습니다. 해당 날이 되면 여러분의 사수는 인트라넷 평가링크가 담긴 메일을 받게 됩니다. 이 링크를 타고 인트라넷에 접속하게 되면 우리가 다른 학생을 평가할 때처럼 사수가 평가항목을 보면서 여러분을 평가하는 것이죠.
인턴쉽을 마치면 일반적인 프랑스 대학교에서는 20 ~ 30페이지 분량의 보고서를 써야하는데, 에꼴42는 특이하게도 발표동영상을 제작하는 것으로 대신합니다.
이 발표동영상에는 회사에 대한 소개, 본인이 회사에서 어떤 일을 했는지, 느낀점은 무엇이었는지 등을 ppt로 만들어서 그걸 동영상으로 만든 뒤에 다른 학생들에게 평가를 받는 것이죠. 정말 혁신적인 학교라는 걸 다시한번 느끼는 순간입니다.
Apprentissage
프랑스 파리42에는 다른 캠퍼스에는 없는 apprentissage 라는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apprentissage 는 인턴쉽과 비슷하지만 차이는 일과 학업의 병행 유무입니다. apprentissage는 계약서에 일주일중에 며칠은 학교에 출석해 공부를 하는 시간이 명시되어있죠.
apprentissage 는 해당 계약서를 제공해주는 회사를 찾아야 합니다. 보통 회사 모집공고에 보면 apprentissage 라고 적혀 있으니 알아보기에는 그리 어렵지는 않지만, 인턴쉽보다는 구하기가 어렵습니다. 자리가 많이 없어요.
계약서마다 다르겠지만 보통 주중 5일중에 3일을 회사에서 일하고 2일을 학교에서 보내거나 4일을 회사 1일을 학교에서 보낼 수 있습니다. 학교에서 있는 시간은 반드시 학교에 나와 로그인을 해야하고, 일정 로그인 시간이 지나야 출석으로 인정됩니다. 요즘같은 코로나시기에는 디스코드 로그인 시간으로 출석을 체크합니다.
apprentissage 는 학업과 일을 병행하는 것이므로 100%일을 하는 인턴쉽보다는 월급이 적습니다. 또한 학업과 일을 병행하는 것이 쉽지 않기도 하구요.
RNCP (Répertoire national des certifications professionnelles)
에꼴 42에서 학위 취득이 가능한 이유는 바로 RNCP를 발급해주기 때문입니다. RNCP는 국가에서 발급해주는 학위 자격증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42에서 학위를 따기 위해서는 2가지 조건을 충족해야합니다.
- 인턴쉽 또는 apprentissage 중 아무거나 2번을 마치기.
- 학교에서 지정해주는 과제를 마치기
Common core 바깥에는 여러 과제들이 있지만 42는 쉬운과제만 골라서 레벨을 올리는 학생이 학위를 취득하는 것을 방지하고 변별성을 높이기 위해 학교에서 지정한 과제들을 완수해야만 학위를 취득할 수 있게 해두었습니다.
졸업
신기하게도 ecole42에는 졸업이라는 개념이 딱히 없습니다. 개인정보관리 규정상 1년 동안 인트라넷 로그인을 하지 않을 경우 계정이 사라지는 것은 있지만, Common Core를 끝내고 인턴쉽이나 CDI(contrat à durée indéterminée: 프랑스에서 정규직을 일컫는 말)로 취업을 했다고 하더라도 이전 처럼 본인이 관심있는 분야의 프로젝트를 얼마든지 계속 할 수 있으며 레벨업도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취업을 하게되면 일하느라 바빠 학교 프로젝트에 소홀해질 수 밖에 없고, 프로젝트를 했다고 하더라도 제출하고 평가를 받으려면 학교에 나와야 하기 때문에 취업 이후 경험치와 레벨이 자연스럽게 정체가 되버립니다.
이렇게 정체된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학생의 신분은 자동으로 alumni로 바뀌고 프로젝트/평가기록들이 영구히 보존되며 지금까지 했었던 경험치와 레벨을 증명할 수 있는 자격증을 받게됩니다. alumni가 되면 평가와 프로젝트는 계속 진행할 수 있지만 레벨업은 할 수가 없게 되죠.
물론, 본인이 원하면 common core를 끝낸 학생에 한해서 직접 alumni가 되는 것도 가능합니다.
취업과 경쟁력
프랑스도 한국처럼 IT인력난을 겪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프랑스에서 IT개발자가 직장을 못구하는 일은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다만 문제는 ecole42 학생이 다른 학교 학생들과 경쟁을 했을 때 충분한 실력이 되느냐라는 겁니다.
이 질문에 대한 제 답은 "본인 하기 나름" 입니다. 프랑스에서 ecole42가 유명하기도 하고, 이미 10년된 학교라 회사 이곳저곳에 42졸업생들이 분포하고 있어 LinkedIn에 가입하면 여기저기서 취업제안이 많이 들어옵니다.
그런데 이건 본인이 잘해서가 아니라 그저 학교이름값과 졸업생 실력이 좋기 때문에 기회가 생긴 것일 뿐, 결국 면접과 코딩테스트를 뚫는건 본인의 실력에 달렸습니다.
42 커리큘럼이 워낙 체계적이라 본과정을 열심히 했다면 기초실력은 충분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다만 기업이 원하는 기술을 익혔는지, 그리고 여러분이 얼마나 운이 좋은지에 따라 취업이 될 수도, 안 될수도 있겠죠.
다만, 에꼴42학생이라는 것만으로도 왠만한 여타 프랑스 IT학교들보다 기회가 더 많은 것은 확실히 체감이 듭니다. Common Core를 통과하고 LinkedIn에 학교를 등록하자마자 인맥과 스카우트 제안이 늘었습니다. 비전공자라고 다른 학교 전공생들과 경쟁력이 떨어지면 어쩌나 겁낼 필요는 없다는 것이죠.
프랑스의 IT 면접스타일
신기하게도 면접을 프랑스어로 볼 때와 영어로 볼 때 차이가 있더군요. 프랑스어로 면접을 보면 영어보다는 좀더 딱딱한 분위기에서 진행되는 것을 체감했습니다. 다만 둘 다 압박면접이나 함정 질문같은 것은 없었고, 편한 분위기에서 진솔하게 진행을 합니다.
그래도 전 아직까지 프랑스어보다는 영어가 익숙해서 가능하면 영어로 하려고 합니다. 면접관 쪽에서 프랑스어 실력을 보고싶은 경우가 아니라면요. 프랑스어로 하면 항상 면접이 끝나고 난 뒤에야 말하고 싶었던 것이 생각이 나서 후회하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그리고 면접은 경험상 영어로 하는게 분위기가 더 좋기도 했었구요.
처음엔 이상한 사이코같은 면접관을 만나면 어쩌나 걱정했지만 그런 사람은 아직까지 한 명도 만나보지 못했습니다. IT 면접은 여러 단계로 진행되는 데, 그 순서는 회사마다 천차만별이긴 하지만 대체로 다음과 같습니다.
- HR 면접
- CTO 면접
- 기술 테스트
- 코드 리뷰
- HR 면접과 연봉상의
스타트업은 CTO면접없이 바로 기술테스트로 들어가는 경우도 있었고, 어떤 회사는 객관식 기술 테스트를 면접보다 먼저 보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실력이 없는 지원자들을 걸러내서 시간을 낭비하는 것을 줄이기 위함이죠.
HR면접에서는 이 사람이 의사소통에 무리가 없는 사람인지(영어/프랑스어 실력), 성격은 어떤지(팀과 잘 어울릴 수 있는지), 그리고 요즘같은 코로나 시기에는 회사에 나올수 있는지 없는지와 같은 것들을 파악합니다.
면접자와 대화하는데에 있어서 ecole42의 p2p 평가가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특히 면접관과 코드리뷰를 할 때는 학교에서 대화하는 것처럼 편하게 임할 수 있었습니다.
면접 팁
한국에서 IT면접을 본 경험은 없지만 프랑스에서는 긴장을 너무 많이하면 안된다는 말을 드리고 싶습니다. 괜히 긴장만 많이 했다가 하고싶은 말을 못하면 그것만큼 억울한건 없더라구요. 친구처럼 편하게 농담도 해가면서 면접관을 대하고, 거짓말을 하지 말고 솔직하게 모르는건 모른다고 알려달라고 하세요.
만약 남자분이시라면 군대갔다왔다는 경력을 이력서에 꼭 넣으시길 바랍니다. 한국에선 흔하지만 해외에서 군필자는 흔하지 않거든요. 군대는 단체생활이기 때문에 사회성을 증명하는 좋은 경력이 됩니다. 면접관이 이력서를 보고 "어? 군대도 다녀왔네요?" 하면서 조금이라도 더 다른 지원자들과 차별화 된 인상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Ecole 42 4부작 시리즈
지름길 프랑스어 블로그에 대해
지름길 프랑스어는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프랑스어 공부자료를 목표로 2017년 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프랑스어 문법, 표현, 숙어, 속담, 사는 이야기 등을 주기적으로 포스팅하여 정리하고 있습니다. 저의 작은 프로젝트를 응원하고 싶으신 분들은 아래의 버튼을 클릭해주세요! 여러분의 후원은 지름길 프랑스어 서버 운영비에 사용되며 더 질 좋은 글 작성에 보탬이 됩니다.